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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벌떡약수를 아시나요

by 일점 2010. 8. 7.

이 글은 "54년말띠카페 창립5주년기념문집" <54말 삶의 소리(2006년10월15일)> p20에 게재 된 글입니다


옹달샘처녀바위

암석이 쫙 벌어져 있는 틈으로 샘물이 흘러 나옵니다
송이버섯총각바위 

앞산 언덕 중앙에 벌떡 서있는 바위가 하나 만 있습니다 
옛날에는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잘 보이게 하려고 나무를 다 잘라내서 잘 보이네요
옛날 옛적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깊은 산골에 옹달샘처녀바위와 
송이버섯총각바위가 살았드래요 
아랫마을사는 버섯은 옹달샘을 사랑했어요 
옹달샘도 버섯을 사랑했어요 
둘이는 서로서로 사랑을 했드래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버섯은 앉은뱅이였어요 
마음으로만 사랑을 했드래요 
앉은뱅이라서 산너머 사는 옹달샘을 
만날 용기를 내지 못했어요 
매일 멀리서 들려오는 옹달샘 
물소리에 귀기울이며 
혼자 마음 속으로 사랑을 싹틔우며 
마음 속으로만 사랑을 했드래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쉰고개를 훨 넘었죠 
그러던 어느날 버섯은 죽기전에 옹달샘을 
한번 만나 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움직이기 힘든 몸을 이끌고 높은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어요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도 
일어서 보지 못한 버섯은 있는 힘을 다 하여 
언덕을 오르면서 언덕 너머 사는 
옹달샘을 만나는 기쁨을 안고 
미끌어져도 다시 일어나 
또 힘을 내서 오르기 시작했어요 
마음으로만 사랑했던 옹달샘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너무 기뻤어요 
옹달샘도 버섯이 자기를 만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너무 기뻤어요 
옹달샘처녀바위는 너무 기뻐서 
온 몸이 뜨거워졌어요 
바위틈으로 졸졸 흘러 나오던 옹달샘물이 
버섯이 가까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펑펑 쏟아졌어요 
언덕이 가까워질수록 버섯은 옹달샘물소리가 
크게 들려오는걸 느낄수가 있었어요 
마음으로만 사랑하며 누워 있으면서 
멀리서 들어 왔던 물소리가 아니었어요 
펑펑 쏟아지는 옹달샘물소리에 이제 까지 
느껴보지 못한 뜨거운 전율을 
더욱 가까이 느끼기 시작 했어요 
아랫마을에서 옹달샘 물소리를 들으며 사랑을 느꼈던 
그런 사랑이 아니였어요 
버섯은 있는 힘을 다해 언덕에 올라 섰어요 
바라보이는 아랫마을 옹달샘에서는 
샘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어요 
펑펑 쏟아지는 옹달샘처녀바위를 보는 순간 
앉은뱅이로 평생을 살아 왔던 송이버섯총각바위가 
"벌떡"
일어 섰어요 옹달샘처녀바위는 너무너무 좋아 아낌없이 샘물을 펑펑 쏟아냈어요 송이버섯총각바위와 옹달샘처녀바위는 서로서로 사랑을 확인 하고 행복하게 살았드래요 이 소문을 들은 동네 사람들은 옹달샘바위를 찾아 바위 틈으로 흘러 나오는 옹달샘물을 마시고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송이버섯바위를 만지며 자식 낳기를 서원하면 자식을 낳을수 있었다는 전설입니다 이 글은 벌떡약수터를 다녀 온 일점이의 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