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고향의
우리 집 앞마당 밤하늘엔
어둠을 뚫고 달려온 밤바람이
마당 한 켠
집안내력을 키워온
푸른빛 채색된 감나무 위에 내려앉아
하루를 쉬어가는 가슴을
적셔내곤 했다
어디에서 생겨나
그곳에 머무는지
온갖 세상이야기 퍼 담아와
하나 하나 매달아 놓고
내 두 눈이 감길 때쯤이면
먼 또 다른 여행의 길을 돌아
내일이면 또 찾아오곤 했다
도시의 창밖으로 바람이 불고
멀리 반짝이는 불빛들은
더 이상 반딧불의 신비함을
닮지 아니하고
가로등 아래 흔들리는 푸른 가로수는
도시의 답답함을 털어내지 못해
바람의 이야기를 주워 담지 못한다
오늘저녁 비가 내려
도시의 바람 지우고 나면
내일 창 밖엔
고향의 바람 찾아와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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